위해성 평가는 환경 내 화학물질 노출이 인간의 건강과 환경 생태계에 미치는 유해 영향의 정도를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건강 위해성 평가와 환경 위해성 평가의 과정을 다음의 네 단계로 구분합니다.
- 위험성 확인
- 용량-반응 평가
- 노출 평가
- 위해도 측정
1. 위험성 확인
현재 사용되고 있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양은 매우 방대합니다. 1980년 Hodson과 Guthrie의 자료에 따르면, 1,500종의 농약 주성분, 4,000종의 치료제 주성분, 2,000종의 안정성 향상 식품첨가물, 2,500종의 영양 강화 식품첨가물, 3,000종의 제품 수명 연장용 식품첨가물 외에도 약 5,000종의 추가 화학물질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학 및 제약 산업의 발전을 고려할 때, 현재 이 수치는 더욱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 중 일부 화학물질은 고용량 섭취 시 독성을 보이지 않지만, 저농도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변이원성이나 발암성을 나타내어 인간 또는 동물의 생식계 및 면역기관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인간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접하는 화학물질(예: 화장품, 식품, 농약)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유해한 영향을 주는지의 여부를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주로 발암성과 변이원성에 초점을 두지만,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됩니다. 특정 화학물질의 발암성은 역학 연구에 의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암은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역학적 결론을 도출하려면 장기간의 조사와 높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동물을 활용한 생물검정법이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암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지만, 최소 2년 이상의 실험 기간과 600마리 이상의 실험동물이 요구되므로, 대량의 화학물질을 선별하는 데는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이로 인해 단기간 내에 비교적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단기 예비 평가 방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1. 세균 변이원성 시험
여러 가지 세균 변이원성 시험법이 있으나,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Ames 시험입니다. 이 시험은 유전적으로 조작된 Salmonella typhimurium을 이용하며, 이 균주는 필수 아미노산인 히스티딘(histidine)을 자체적으로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 히스티딘이 필요합니다.
시험 방법은 히스티딘 독립성 변이(복귀변이)의 빈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세균은 기본 성장이 가능한 수준의 히스티딘이 포함된 최소 한천 배지에서 시험물질과 함께 배양되며, 콜로니 형성된 복귀변이체의 수를 계수합니다. 대조군은 자연 발생 변이의 빈도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용량-반응 곡선은 변이원성 물질 농도의 증가에 따른 복귀변이의 빈도를 나타내며, 많은 잠재적 발암물질은 대사 활성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시험 시 간의 미토콘드리아 제거 후 상등액(PMS; postmitochondrial supernatant)을 첨가하여 간의 효소 시스템을 보완합니다.
염기 치환형 변이와 격자 이동형 변이를 감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전적 배경의 균주가 개발되어 있습니다. 또한, DNA 복구 시스템이나 세포벽 보호 구조가 결핍된 고감도 균주는 외부 화학물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Ames 시험의 신뢰도는 알려진 바와 같이 높은 편입니다. 발암물질의 85%가 양성 반응을 보였고, 비발암성 물질 중에서도 10% 이하는 양성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시험 물질의 종류에 따라 예측력이 달라질 수 있으며, 염화계 발암물질은 약 40%, 아민계 및 질소화합물은 각각 75%와 100%의 변이원성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박테리아 시험법으로는 DNA 복구 기능이 결여된 Escherichia coli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으며, 이 역시 변이원성 물질의 검출에 유용합니다. 변형 균주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지 못하므로, 원형 균주보다 독성 물질에 더 큰 민감도를 보입니다.
2. DNA 수복 검정법
포유류 세포 배양을 이용한 이 방법은 DNA 손상을 유도하는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데 사용됩니다. DNA 손상은 세포 내 복구 메커니즘을 자극하며, 이에 따라 DNA 내 ³H-thymidine의 흡수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 흡수량은 신틸레이션 카운터 또는 방사선 사진법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활성화가 필요한 전발암물질의 경우, PMS를 배양액에 첨가하여 간의 효소 작용을 재현합니다. 이 방법은 간세포 1차 배양으로도 응용할 수 있으며, 이때는 신선한, 분열하지 않는 간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 효소 첨가가 필요 없습니다. 또한, 이들 세포는 기본적으로 thymidine 유입이 거의 없어 배경 신호가 낮은 장점을 지닙니다.
3. 포유동물 돌연변이 검정법
포유류를 대상으로 하는 돌연변이 검정법은 대표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있습니다.
3.1 HGPRT 결손 세포 검정법:
세포는 퓨린 유사체(6-thioguanine 또는 8-azoguanine)에 노출되며, 이 물질은 정상 세포에서는 HGPRT 효소에 의해 활성화되어 세포 독성을 띱니다. HGPRT 효소가 결여된 세포는 이 유사체에 저항성을 가지며 콜로니를 형성합니다.\
3.2 TK 유전자 기반 검정법:
TK(thymidine kinase)는 DNA 합성 과정에 필요한 효소이며, TK가 결여된 변이 세포만이 항대사체가 존재하는 조건에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3.3 Ouabain 저항성 검정법:
이 시험은 K⁺/Na⁺ 수송과 관련된 ATPase 효소의 유전적 변이에 의존합니다. ouabain은 해당 효소를 억제하여 세포 사멸을 유도하며, ouabain과 결합하지 않는 ATPase를 가진 변이 세포만이 생존합니다.
4. 자매 염색분체 교환(SCE) 검정법
이 검정법은 자매 염색분체 간의 위치 교환을 형광염색법으로 시각화하여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세포는 두 번의 DNA 복제를 수행하는 동안, thymidine 대신 5-BrdU(5-bromodeoxyuridine)를 이용해 DNA를 합성합니다. 두 염색분체는 각각 다른 DNA 염색 패턴을 보이므로, 형광 현미경을 통해 교환 여부를 명확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5. 세포 형질전환 검정법
세포 형질전환 검정법은 돌연변이 유발보다는 암세포로의 형질 전환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관찰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포유동물 세포를 한천배지에서 단층으로 배양하여, 발암물질 존재 하에 접촉 억제가 풀리고 계속 증식하는 형질전환 세포는 위로 증식하여 콜로니를 형성합니다. 이 콜로니를 동물에 이식하면 종양 형성이 가능합니다.
6. 어류 발암성 시험
어류를 이용한 시험은 환경 독성학적 평가에 매우 적합하며, 대규모 동물을 저비용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생물검정법 중에서도 비교적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꼽힙니다.
7. 설치류 생물검정법
설치류를 이용한 생물검정법은 인체 발암성 예측에서 매우 신뢰받는 방법입니다. 다만 30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되며, 동물당 평균 50마리를 실험군에 포함시켜야 하고, 비용 또한 평균 수십만 달러가 소요됩니다.
- 최소 두 종(예: 쥐, 생쥐)에서 시험
- 각 실험군당 50마리 이상
- 노출 기간은 생후 6주부터 2년 이상
- 최대 내성 용량(MTD) 기준으로 투여
- 투여 경로는 인체 노출과 유사하게 설계
2세대 시험이 필요한 경우, 임신 및 발달기에 걸쳐 노출되며, 태아 및 신생 개체에서의 감수성도 평가합니다.
1982년 IARC는 동물에서 발암성이 확인된 142종의 화학물질을 목록화하였고, 그중 14종은 인간에서도 발암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동물시험 결과의 인간 적용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