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성물질 수용체
독성물질 중 일부는 강산이나 강염기와 같이 세포 내 단백질을 변성시키거나 조직을 용해시켜 **비특이적 독성(non-specific toxicity)**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경우는 물리적 또는 화학적 화상에 해당하며, 특별한 표적 수용체 없이 독성이 발현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성물질은 생체 내 특정 표적 물질과 결합함으로써 정상적인 생리 대사과정을 교란시켜 독성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작용은 **수용체(receptor)**를 통한 특이적 상호작용으로 설명됩니다.
20세기 초, **폴 에를리히(Paul Ehrlich)**는 어떤 화학물질이 생리학적 활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생체 내 특정 조직이나 장기에 도달한 후, 해당 부위의 세포 내 수용체와 결합해야 한다는 ‘특이수용체’ 이론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이론은 독성학뿐만 아니라 약리학과 면역학의 기초 개념으로도 확립되었습니다.
이후 연구를 통해 다양한 독성물질에 대한 수용체가 발견되었으며, 대부분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일부는 효소로서 생리적 반응을 조절하고, 일부는 운반체 역할을 수행합니다.
- 효소형 수용체의 예시:
- Dihydrofolate reductase는 항엽산제(antifolate)의 수용체
- Acetylcholine esterase는 유기인계 살충제의 수용체
- 운반체형 수용체의 예시:
- Steroid hormone 수용체는 세포막을 통과하여 호르몬을 세포 내로 운반함
수용체는 특정 조직에만 존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체 전체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수용체 특이성, 조직 특이성, 결합 친화도 등은 독성물질의 작용 메커니즘과 독성의 강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2. 독성물질이 유기체로 유입되는 경로
독성물질은 외부 환경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생체로 유입됩니다. 환경독성학적 관점에서는 피부, 호흡기, 소화관이 주요 경로이며, 이외에도 주사, 점막, 복강 내 투여와 같은 보조 경로도 존재합니다.
이들 경로를 통해 유입된 독성물질은 대부분 **간질액(interstitial fluid)**을 거쳐 모세혈관 → 혈액 순환계로 진입하며, 전신에 분포하게 됩니다.
2.1 피부를 통한 유입
피부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생체를 보호하는 장벽이며, 과거에는 피부가 독성물질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피부도 중요한 독성물질 유입 경로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피부 구조
- 표피(Epidermis): 최외층, 각질층 포함. 혈관 없음.
- 진피(Dermis): 결합조직층, 혈관 및 모낭, 땀샘 존재.
- 피하조직(Subcutaneous tissue): 지방 및 결합조직.
유입 경로
- 표피를 통한 단순 확산
- 땀샘 및 피지선 경로
- 모낭을 통한 경로
표피의 **각질층(stratum corneum)**은 가장 큰 장벽이며, 건조한 각질세포와 지질막으로 구성되어 지용성 독성물질이 더 잘 통과합니다.
- 극성 물질: 단백질 경로 이용
- 비극성 물질: 지질 경로 이용
예시:
- 사염화탄소, 유기 살충제 → 각질층을 쉽게 통과
- 수화 상태의 피부 → 극성 물질 침투 증가
- pH는 전해질 흡수율에 영향을 줌
피부를 통한 흡수는 시간 의존적이며, 각질층을 통과하는 속도가 **속도 제한 단계(rate-limiting step)**가 됩니다. 따라서 노출 시간을 줄이고, 빠른 제거가 독성을 줄이는 핵심 전략이 됩니다.
2.2 호흡기를 통한 유입
호흡기계는 공기를 통해 유입되는 독성물질의 주 경로로, 다음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 상부 호흡기: 비강, 인두, 후두
- 기도: 기관, 기관지, 세기관지
- 폐: 폐포(alveoli)
주요 특징
- 비강: 점막, 섬모 상피 → 큰 입자 제거
- 기관지: 점액, 섬모운동 → 이물질 배출
- 폐포: 기체 교환, 독성물질의 확산과 흡수
폐포는 기체뿐만 아니라 지용성 독성물질의 확산도 용이합니다. 픽의 확산 법칙에 따라 확산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 Pa > Pb → 가스 흡수
- Pa = Pb → 평형 상태
- Pa < Pb → 역확산
입자의 크기에 따른 흡수 부위
- > 5㎛: 비강에서 걸러짐, 재채기나 침으로 제거
- 2 ~ 5㎛: 기관지에서 걸러져 가래 또는 삼킴
- < 1㎛: 폐포에 도달, 일부는 림프계로 이동
**미세먼지와 PAHs(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폐포를 통과해 전신 순환계로 유입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2.3 소화관을 통한 유입
소화기를 통한 흡수는 섭취된 독성물질이 위장관을 통과하면서 이루어지며, 대부분 소장에서 흡수됩니다.
- 위: 산성 환경 → 일부 산성 물질 흡수 유리
- 소장: 중성~알칼리 환경 → 대부분의 지용성 물질 흡수
흡수 메커니즘
- 수동 확산: 지용성, 비이온화 물질
- 수송체 매개 확산: 영양소와 유사 구조
예시: Henderson-Hasselbalch 방정식 적용
- Benzoic acid (산성 물질): 위에서 비이온화 비율 높음 → 흡수 ↑
- Aniline (염기성 물질): 위에서는 이온화 비율 ↑ → 흡수 ↓ → 소장에서 흡수 ↑
흡수 이후 경로
- 림프계 또는
- 문맥순환 → 간 → 전신 순환계
흡수된 독성물질이 실제로 전신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 BA)**입니다.
이때 시간-농도 그래프의 **곡선 하부 면적(AUC)**은 총 노출량을 수치화한 값입니다.
2.4 기타 경로
피부, 호흡기, 소화관 외에도 다양한 비경구적 경로로 독성물질이 유입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정맥주사, 피하주사, 근육주사, 복강투여
이러한 경로는 대부분 실험 목적, 즉 약물 동력학적 연구나 독성 메커니즘 분석을 위해 사용됩니다.
환경독성학적 관점에서는 비일상적 유입 경로이지만, 실험적 유입 경로로 활용되어 독성평가 자료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리 요약:
독성물질은 피부, 호흡기, 소화관을 통해 유입되며, 각 경로는 독성물질의 특성에 따라 유입 메커니즘이 다릅니다. 수용체의 특이성과 결합력은 독성 발현의 핵심이며, 독성물질이 생체에 도달한 이후 흡수·분포·전환·배출 등의 과정은 그 작용을 크게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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