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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독성학

독성물질의 생체내 거동

 

독성물질의 생체내 거동

1. 독성물질의 체내 흡수와 작용

독성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궁극적으로 세포의 수용체에 도달해야만 독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독성물질은 혈액과 함께 이동하며, 혈중 농도가 독성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 농도에 도달해야 독성이 실제로 발현됩니다.

경로에 따라 흡수 속도는 다릅니다. 정맥 주사나 호흡기를 통한 노출은 빠르게 혈중 최고 농도(C)에 도달하지만, 소화관을 통해 흡수된 물질은 도달 시간(T)이 훨씬 더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독성물질은 **모세혈관(endothelium)**을 통해 혈액으로 진입합니다. 모세혈관벽은 단층 평편 상피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포 간 간극은 약 0.03 μm로 매우 미세합니다. 분자량 6만 이하의 수용성 물질은 이 간극을 통해 혈류로 여과될 수 있습니다. 분자의 크기가 작고 수용성이 높을수록 확산 속도도 빠릅니다.

모세혈관에서의 물질 이동은 정수압(Pin)과 삼투압(Po)의 균형에 의해 결정됩니다. 동맥 말단에서는 용질이 혈관 내에서 간질액으로 유출되며, 정맥 말단에서는 반대로 간질액에서 혈관 내로 유입됩니다. 지용성 물질은 세포막을 통한 단순 확산으로 모세혈관을 쉽게 통과합니다.

한편, 위장에서 흡수된 독성물질은 대부분 **문맥(portal vein)**을 통해 간으로 운반됩니다. 간은 생체 내 대사의 중심 기관으로, 여기서 독성물질은 대사 형태로 전환되거나 원형 그대로 간정맥을 통해 혈액으로 재방출됩니다. 일부는 담즙을 통해 배설되며, 이 물질은 다시 장에서 재흡수되어 간으로 돌아오는 장-간 순환(enterohepatic circulation) 과정을 반복합니다.

또한 일부 독성물질은 혈장 단백질과 결합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비활성 상태가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작용이 지연되거나 완화될 수 있습니다.


1.1 세포막 통과 메커니즘

독성물질은 혈액을 통해 세포에 도달한 후, 최종적으로 세포막을 통과하여 세포 내부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작용합니다. 세포막은 유동모자이크 모델에 기반하여 구성되어 있으며, 지질 이중층으로 형성되어 있고, 그 안에 다양한 막단백질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독성물질이 세포막을 통과하는 방식은 크게 다섯 가지 메커니즘으로 구분됩니다.

  1. 단순 확산 (Simple diffusion)
    • 농도 차이에 따라 세포막의 지질 이중층을 통과
    • 소수성 물질은 지질층을, **친수성 저분자 물질(분자량 ≤ 600)**은 친수성 경로를 통해 이동
  2. 여과 (Filtration)
    • **세포막의 미세공(0.2~0.4nm)**을 통한 이동
    • 수압, 삼투압에 의해 물과 함께 이동하며, 무기이온 또는 저분자 유기물에 해당
  3. 촉진확산 (Facilitated diffusion)
    • 운반체 단백질에 의해 이동
    •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으며, 포화현상이 존재
    • 예: 포도당이 혈액에서 뇌로 이동
  4. 능동수송 (Active transport)
    • ATP와 운반체를 이용하여 농도 구배를 거슬러 이동
    • 독성물질의 흡수보다는 배설 과정에서 중요
  5. 세포흡수 (Endocytosis)
    • 세포막이 독성물질을 포획하여 세포 내로 들여보냄
    • 액상물질음세포작용(pinocytosis),
      고형물질은 **식균작용(phagocytosis)**을 통해 흡수

단순 확산, 여과, 촉진 확산은 **수동수송(passive transport)**에 해당하며,
능동수송, 세포흡수는 **에너지 의존적 수송(active transport)**입니다.


1.2 혈액 및 조직 내 분포

독성물질이 흡수된 후에는 혈액을 통해 전신에 분포하게 되며, 혈액과 간질액 사이의 이동은 자유롭습니다. 이때 혈중 농도는 조직 농도와 비례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지표는 **분포용적(Volume of Distribution, VD)**으로, 이는 독성물질이 체내에 얼마나 널리 퍼졌는지를 리터 단위로 표현합니다.

  • VD↑: 조직에 잘 분포됨
  • VD↓: 혈중에 주로 존재함
    ※ VD는 실제 혈액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상대적인 해석 값입니다.

조직 내 분포 모델

  1. 일구획 모델 (One-compartment model)
    • 독성물질이 혈액과 조직에 즉시 평형을 이루는 경우
    • 반감기(t1/2) = 0.693 / ke
    • VD = 투여량 / CP(혈중 농도)
  2. 이구획 모델 (Two-compartment model)
    • 조직 분포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
    • 혈액-조직 간 평형이 점진적으로 형성되며,
      **분포 단계(α)와 제거 단계(β)**로 구분

특수 장벽 시스템

  • 혈액-뇌 장벽 (BBB)
    • 뇌 모세혈관의 치밀결합(tight junction)
    • 지용성 독성물질만 제한적으로 통과 가능
  • 혈액-태반 장벽
    • 임신 중 태아로의 독성물질 이동 제한
  • 혈액-고환 장벽
    • 생식세포 보호 목적

1.3 생체 내 축적

생물체가 독성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흡수 속도가 배설 또는 대사 속도보다 빠른 경우, 독성물질은 체내에 점차 축적됩니다.

대표적 사례

  • 알코올: 과도한 음주 시 혈중 농도 누적
  • 지용성 물질(DDT, PCB):
    • 지방조직에 축적
    • 단식 시 에너지 대사로 혈중 방출 → 독성 유발
    • 젖을 통해 태아나 유아에게 전달 가능

축적의 양면성

  • 양면성 존재:
    • 일시적 축적은 독성 완충작용 가능
    • 그러나 축적 한계 초과 시 급성 독성 발현 가능

1.4 독성물질의 배설

독성물질이 체외로 얼마나 빨리 배출되는가는 독성의 지속성, 강도, 위험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주요 배설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신장을 통한 배설 (소변)
    • 사구체 여과: 저분자 수용성 물질 (분자량 < 50,000)
    • 세뇨관 재흡수: 지용성 물질 재흡수
    • 세뇨관 분비: 음이온/양이온 물질의 능동적 분비
    소변의 pH에 따라 재흡수율이 달라짐 → 산성 소변에서는 산성 독성물질 흡수가 증가
  2. 폐를 통한 배설
    • 휘발성 물질, 가스 형태
    • 단순 확산
    • 혈액 용해도 ↑ → 배설 속도 ↑ (예: 클로로포름)
  3. 간을 통한 배설 (담즙, 대변)
    • 분자량 300~500의 물질
    • 지용성 독성물질이 주로 대상
    • 장-간 순환 반복 가능성 존재
  4. 유즙(젖)을 통한 배설
    • DDT, PCB 등 지용성 독성물질
    • 젖을 통해 신생아에 전달 가능
  5. 기타
    • 땀샘 → 구리, 아연
    • 모발 → 수은, 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