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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독성학

간 독성

간독성

간독성(Hepatotoxicity)은 체내로 들어온 다양한 화학물질이 간에 손상을 주는 현상을 말하며, 독성의 발생 원인과 메커니즘은 매우 다양합니다. 은 체내에서 대사, 해독, 저장 등의 생리적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으로, 독성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체내에 유입된 화학물질을 대사 또는 생체 내 전환을 통해 더 극성 높고 수용성 강한 형태로 바꾸어 배설을 용이하게 하는 기능은 간이 독성물질의 주요 처리기관임을 입증합니다.

1. 간의 구조 및 생리적 기능

간은 인체 내에서 복강의 우상부, 횡격막 바로 아래에 위치한 장기로, 성인 기준 1,200~1,500g의 무게를 가집니다. 구조적으로 간은 **겸상간막(falciform ligament)**에 의해 좌엽과 우엽으로 나뉘며, 일반적으로 우엽이 좌엽보다 훨씬 큽니다. 우엽에는 담즙이 저장되는 **담낭(gall bladder)**이 존재합니다.

간으로 유입되는 주요 혈관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 고유간동맥(hepatic artery): 산소를 간으로 공급
  • 문맥(portal vein): 소장에서 흡수된 영양소를 간으로 운반

간이 수행하는 주요 기능은 아래와 같습니다:

  • 당 대사: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전환하여 저장
  • 단백질 대사: 아미노산으로부터 혈장 단백질 합성
  • 지질 대사: 콜레스테롤, 인지질, 중성지방 등 합성
  • 해독 및 방어작용: **성상세포(Kupffer cell)**를 통한 식균 작용으로 노화된 적혈구, 세균, 독성물질 등을 제거

독성학적 관점에서 간은 화학물질의 대사와 해독의 중심 장기입니다. 간은 혈중 독성물질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이를 무독화시켜 배설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모든 간 대사가 유익한 것만은 아닙니다. 어떤 화학물질은 간 대사 과정을 통해 오히려 더 강한 독성물질로 변환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유기인계 살충제인 Parathion과 Malathion이 있습니다. 이들은 체내에 유입된 후 간의 P-450 효소계에 의해 활성 독성체로 변환되어 강력한 독성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Parathion은 간 미소체에서 황(S)이 떨어지고 산소(O)가 붙으면서 Paraoxon으로 전환되며, 이는 **항콜린에스테라제(acetylcholinesterase)**를 강하게 억제하여 Parathion보다 수천 배 강한 독성을 보입니다. Benzo(a)pyrene 또한 benzo(a)pyrene-7,8-diol-9,10-epoxide라는 활성체로 전환되어 강력한 발암성을 나타냅니다.

2. 간독성 물질과 간독성 메커니즘

현재까지 밝혀진 간독성 유발물질과 주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1) 지방 축적 (Steatosis)

다수의 화학물질은 간세포 내 Triglyceride 형태로 지방을 비정상적으로 축적시킵니다. 이는 지방 합성 증가 지방 운반 감소의 불균형에서 비롯됩니다. 이로 인해 혈장 내 지질 및 단백질 수치가 감소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금식한 흰쥐에 **사염화탄소(CCl₄)**를 투여했을 때, 2시간 내 혈장 트리글리세라이드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2) 단백질 합성 억제

간독성 물질은 세포 내 단백질 합성을 직접 억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Ethionine은 아미노산이 소포체에서 단백질로 전환되는 과정을 방해하며, Dimethylnitrosamine은 투여 3시간 내에 단백질 합성을 현저하게 억제합니다. 이는 RNA 메틸화에 의해 mRNA가 소실되고 **폴리리보솜(polyribosome)**이 기능을 상실함으로써 발생합니다. CCl₄, Galactosamine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단백질 합성을 저해합니다.

(3) 지질 과산화 (Lipid Peroxidation)

사염화탄소는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자유라디칼(free radical)**을 생성합니다. 이 라디칼은 효소의 **sulfhydryl기(-SH)**를 알킬화하고, 지질이 풍부한 간세포의 막을 손상시켜 구조적·기능적 이상을 유발합니다.

(4) 칼슘 항상성 변화

정상 세포의 **세포 내 칼슘 농도(Ca²⁺)**는 약 150nM 수준으로 유지됩니다. 그러나 독성물질은 세포막의 이온 통로를 교란시켜 칼슘 유입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세포골격이 붕괴되며 기포 형성, 막 파괴, 효소 비정상 활성화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납니다. 유발 물질로는 CCl₄, Galactosamine, Chloroform, CS₂(이황화탄소) 등이 있습니다.

(5) 담즙 정체 (Cholestasis)

담즙 정체증은 독성 메커니즘이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지만, ANIT(α-naphthylisothiocyanate), 특정 스테로이드, 망간 등으로 실험동물에서 유도된 바 있습니다. 사람에서도 담즙 정체증은 약물이나 환경 독소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역학적 연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6) 간경변 (Cirrhosis)

간경변증은 만성적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간 조직이 섬유성 결합조직으로 대체되는 질환입니다. 이는 콜라겐 격막의 형성으로 간 구조가 변화하는 병리적 상태입니다. 대표적 유발요인은 장기간 CCl₄ 노출, Aflatoxin, 만성 음주 등이 있습니다.

(7) 간암 유발 (Hepatocarcinogenesis)

동물 실험에서 확인된 간암 유발 물질은 매우 다양하며, 다음과 같은 천연 및 합성 화학물질이 있습니다:

  • 천연물: Aflatoxin B, Mycotoxin, Alkaloid, Safrol 등
  • 합성물: Dialkyl nitrosamine, 유기염소계 농약, PCBs, CCl₄, Chloroform, Vinyl chloride, Acetylaminofluorene, Thioacetamide, Dimethylbenzanthracene, Galactosamine 등

결론적으로, 간은 인체 내 해독 및 대사의 중심기관이며, 다양한 내·외인성 독성물질에 의해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간독성은 단순한 조직 손상에서부터 생명 위협 수준의 발암까지 이르기 때문에, 간독성 유발물질에 대한 지속적 감시와 연구, 그리고 환경 노출 최소화가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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