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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독성학

호흡기 독성

호흡기계는 인간이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주요 경로 중 하나로, 특히 산업 현장에서 흡입되는 화학물질은 폐를 비롯한 호흡기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폐는 가스와 입자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물질의 전신 흡수 통로가 되는 동시에 독성물질의 표적 장기로 기능한다.

**파라콰트(Paraquat)**와 같은 특정 제초제는 단순히 폐를 통해 흡입되지 않더라도, 소화기나 다른 경로로 체내 흡수된 뒤에도 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폐세포는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게 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폐기능 저하나 만성 폐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흡기 독성

1. 호흡기 구조와 주요 노출 부위

호흡기는 여러 부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위는 물리적, 화학적 성질에 따라 독성물질의 침착 위치와 손상 양상이 달라진다.

  • 비인강 부위는 비교적 큰 입자를 걸러주고, 수용성이 큰 가스를 흡착함으로써 폐를 보호하는 1차 방어선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보호 기능이 약화되었거나, formaldehyde나 염산처럼 자극성이 큰 가스를 흡입했을 경우 강력한 폐 반응이 유발될 수 있다. 실제로 크롬에 장기간 노출된 근로자들에게서 비중격 천공과 같은 손상이 관찰되었으며, 포름알데하이드에 노출된 실험용 쥐에서는 비강 내 종양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 기관 및 기관지 부위는 다양한 상피세포와 분비세포가 형성한 점막층으로 덮여 있으며, 황산, 담배연기 등 자극적인 물질에 의해 점막층이 손상될 경우 감염에 매우 취약해진다.
  • 폐포 부위는 성인 기준 약 3억 개의 폐포로 구성되어 있고, 노출 표면적이 140~150㎡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피부 면적의 70배 이상에 해당하며, 그만큼 다양한 유해물질에 의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2. 주요 호흡기 독성물질의 형태

호흡기를 통해 유입되는 독성물질은 기체, 증기, 에어로졸 등 다양한 물리적 형태로 존재한다.

  • **기체(Gas)**는 실온과 대기압에서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질이며,
  • **증기(Vapor)**는 고체 또는 액체 상태였던 물질이 증발하여 기체로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 **에어로졸(Aerosol)**은 공기 중에 고체 입자나 액체 방울이 부유한 상태로, 연마, 폭파, 승화 등의 산업 활동에서 자주 발생한다.

특히 **초미세먼지(PM0.1 이하)**는 연기나 연소과정을 통해 생성되며, 이들은 깊은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어 전신 독성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 또한, 기체와 입자는 수증기 존재 여부, 용해도, 반응성에 따라 상호작용하며, 예를 들어 **PAHs(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에어로졸 표면에 흡착된 채 존재하며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


3. 호흡기 침착에 영향을 주는 인자

입자가 호흡기의 어느 부위에 침착될지는 입자 크기, 형태, 기도 구조, 공기 흐름 등의 물리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독성물질이 단순히 얼마나 많이 유입되었는지보다, 어디에 침착되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폐포에 직접 침착된 경우, 염증반응이나 섬유화 등의 위험이 크다.


4. 독성물질에 대한 폐의 생체 반응

인간의 폐는 다양한 방어 메커니즘을 통해 외부 유해물질을 제거하거나 중화하려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 비특이적 방어 기전으로는 점액 섬모 운동, 대식세포의 식작용, 호중구의 제거 작용 등이 있으며,
  • 특이적 방어 기전항원-항체 반응에 의한 면역 작용이 포함된다.

하지만 유해물질의 지속적인 노출은 면역과잉 반응, 기관지 수축, 기도부종, 기도 과민반응 등을 유발하며, 이러한 반응은 결국 급성 폐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천식 환자의 경우, **이산화황(SO₂)**와 같은 자극성 가스에 0.4ppm 미만의 농도로도 반응을 보이며, 심한 기도 협착, 천명, 호흡곤란을 겪는다. 이때 히스타민, 메타콜린 같은 화학물질이 기도 수축을 유도한다.


5. 급성 및 만성 폐질환의 발생 기전

급성 폐손상은 대식세포, 호중구, 비만세포 등에서 분비되는 염증 매개물질에 의해 발생한다. 대표적인 매개체로는 eicosanoids, cytokines, histamine, proteases, 보체 성분, ROS 등이 있으며, 이들은 혈관 투과성을 높이고 염증세포를 손상 부위로 유도한다.

한편, 오존, 이산화질소, 디젤 배기가스, 중금속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대식세포의 기능 저하로 인해 방어 능력이 약화되며,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폐기종, 기관지염, 천식 등의 만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폐기종은 말초 세기관지 파괴로 인해 평생 호흡곤란과 기침을 유발하며, 산성 에어로졸, TDI, 크롬염 등은 대표적인 직업성 기관지천식 유발물질로 분류된다.


6. 폐암과 진폐증의 산업적 연관성

폐암은 산업화된 국가에서 가장 치명적인 암 질환 중 하나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훨씬 높다. 폐암 사망자의 약 80% 이상이 흡연 경험자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석면, 비스(클로로메틸)에터), 니켈, 크롬, 베릴륨과 같은 금속에 노출된 작업자들도 폐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진폐증석면, 이산화규소, 광물성 분진을 장기간 흡입하면서 생기는 폐 질환이다. 폐 대식세포가 파괴되면서 분비하는 활성산소, 단백질 분해효소, TNF, IL-1, 피브로넥틴 등이 섬유아세포를 자극해 콜라겐 축적을 유도하며, 그 결과 섬유화된 조직은 기도 내강을 좁히고 허혈성 괴사로 이어진다.


7. 결론

호흡기독성은 단순한 흡입 문제를 넘어 전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폐는 뛰어난 흡수 능력을 가진 반면, 외부 독성물질에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작업장 환경에서의 독성물질 관리, 개인 보호 장비의 철저한 사용, 정기적인 건강 검진은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어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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